
일본 여행을 다니면서 느끼는 것 중 하나는
이 나라 사람들은 자연과 정원을 참 사랑한다는 거예요.
그 사랑이 오롯이 담긴 정원이 바로 오카야마 고라쿠엔(後楽園)이랍니다.
고라쿠엔은 일본 3대 정원 중 하나로 꼽히는 명소예요.
1687년에 오카야마번의 2대 번주 이케다 쓰나마사가
손님을 접대하고 휴식을 즐기기 위해 만든 정원이에요.
'항상 즐거움을 누려라'는 뜻에서 고라쿠엔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답니다.

저는 이번 오카야마 여행에서 고라쿠엔을 꼭 방문하고 싶었어요.
평소에도 일본식 정원 특유의 조용하고 고즈넉한 분위기를 좋아했거든요.
기대에 부푼 마음으로 오카야마역에서 노면전차를 타고 정문까지 향했어요.
가는 길도 잘 정비되어 있어 접근성이 좋더라고요.
정문을 지나면 펼쳐지는 환상적인 정원의 세계
고라쿠엔의 정문을 지나면 전혀 다른 세계가 펼쳐져요.
눈앞에 드넓게 펼쳐지는 잔디밭과 고요한 연못, 절묘하게 배치된 소나무들.
그 모습에 첫눈에 반해버렸어요.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정원의 중심부를 가로지르는 '소엔(草原)'이에요.
넓은 잔디밭은 일본 정원에서는 보기 드문 구성인데,
고라쿠엔의 특징 중 하나랍니다.
시원하게 탁 트인 느낌 덕분에 마음까지 넓어지는 것 같았어요.
잔디밭 너머로는 여러 개의 연못과 다리들이 이어져 있어요.
그 위에는 붉은 다리와 고운 물결이 조화를 이루고 있었어요.
가끔씩 잉어가 물 위로 튀어 오르는 모습이 보이는데,
그 풍경마저 정원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것 같았답니다.
정원 속 숨겨진 명소들 탐방하기
고라쿠엔은 곳곳에 작은 명소들이 숨어 있어요.
그중에서도 '류텐정(流店)'이라는 정자에 들어가보았어요.
이곳은 물이 흐르는 정자라는 독특한 구조로 되어 있어요.
시원한 물 소리를 들으며 앉아 있으면
더운 날씨에도 금세 피로가 풀리는 기분이었어요.
정자 주변으로는 대나무 숲도 조성되어 있어요.
대나무 사이로 불어오는 바람 소리는 정말 힐링 그 자체였답니다.
또한 산책로를 따라 걷다 보면 작은 폭포도 만나게 돼요.
폭포 소리와 함께 자연 속을 거니는 느낌이 들어
몸과 마음이 동시에 정화되는 듯했어요.
고라쿠엔에는 계절마다 다른 꽃과 나무들도 풍성하게 피어나요.
봄에는 벚꽃, 여름에는 연꽃, 가을에는 단풍, 겨울에는 설경까지.
언제 방문해도 새로운 아름다움을 만날 수 있는 곳이에요.
저는 가을 단풍철에 방문했는데,
붉게 물든 나뭇잎들이 정원을 더욱 환상적으로 만들어 주었어요.
고라쿠엔에서 보내는 여유로운 시간

정원을 걷다 보면 자연스럽게 걸음이 느려져요.
빠르게 스쳐 지나가는 게 아니라,
한 걸음 한 걸음 천천히 풍경을 음미하게 되더라고요.
저는 연못 옆 벤치에 앉아 책도 조금 읽고,
가만히 풍경을 바라보며 명상 같은 시간을 가졌어요.
도시에서 늘 바쁘게 살아가다 보니
이런 고요한 시간이 정말 소중하게 느껴졌어요.
고라쿠엔에서는 일본 전통차 체험도 할 수 있어요.
정원 내 다실에서 말차와 화과자를 즐기며
정원의 풍경을 감상하는 시간이 참 특별했어요.
쌉싸름한 말차 한 모금과 달콤한 화과자가
정원에서의 경험을 더욱 풍부하게 만들어 주더라고요.
고라쿠엔에서 얻은 여행의 진정한 의미
오카야마 고라쿠엔에서 보내는 시간은
그저 아름다운 정원을 보는 것을 넘어,
여행의 진정한 의미를 되새기게 해줬어요.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는 일본의 미의식,
그 속에서 느낄 수 있는 평화로움과 사색의 시간.
그 모든 것이 고라쿠엔에는 담겨 있었어요.
정원 곳곳을 걸으며
가끔은 아무 생각 없이 풍경에 빠지기도 하고,
가끔은 삶에 대해 조용히 생각하기도 했어요.
그런 시간이야말로 여행 중에서 가장 가치 있는 순간이 아닐까요?
여러분도 오카야마에 가신다면 고라쿠엔을 꼭 방문해 보세요.
아름다운 정원의 품격과 함께
마음 깊이 남는 여유와 감동을 선물받게 될 거예요.
그곳에서의 특별한 하루는 아마도 오랫동안 기억 속에 남아 있을 거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