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빛 한 모금이 건넨 말 없는 위로, 교토에. .
그날, 아무 말도 듣고 싶지 않았어요.도쿄에서 내려온 고속열차는 빠르게 움직였지만,제 마음은 늘 뒷자리처럼 뒤처진 기분이었죠.교토에 도착해 무작정 걷다 멈춘 그 작은 찻집.간판도 없고, 문은 반쯤 열려 있었어요.마치 저처럼, 완전히 닫히지도, 활짝 열리지도 않은 마음 같았죠.들어가도 될까 망설이던 찰나,안쪽에서 말차를 젓는 부드러운 소리가 들렸어요.“이쪽으로 천천히 오세요.”누군가, 아니 제 안의 작은 목소리가 그렇게 말했죠.그리고 저는 찻집 안으로 걸어 들어갔어요.그 순간부터 시간이 다르게 흘러갔습니다.찻잔 한가운데 담긴 교토의 사계절찻집 안은 바깥과 완전히 다른 공간이었어요.나무 다다미 바닥, 종이등불 위로 스며드는 햇살,고요한 공기 속에서 말차 잎의 생기가 퍼지더군요.주인장은 말없이 차를 준비했어요..
2025. 6.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