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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여행

한국인은 잘 모르는,일본에서의 명절, 오봉과 오쇼가쓰 차이

by mynote2440 2025. 6.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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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기억의 시간, 일본의 명절 오봉과 오쇼가쓰

일본의 대표적인 명절인 오봉(お盆)과 오쇼가쓰(お正月)는 단순한 휴일이 아닙니다. 조상에게 인사를 드리고, 새로운 해를 맞이하는 이 두 시기는 일본인의 삶 속 깊이 뿌리내린 ‘기억’과 ‘시작’의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오봉과 오쇼가쓰의 차이점은 물론, 그 속에 담긴 가족, 전통, 조용한 감정의 결을 감성적으로 풀어냅니다.

명절은 시간보다 마음을 돌아보는 계절입니다

일본의 거리를 천천히 걷다 보면,
우리가 익히 아는 명절의 북적임보다는
어딘지 모르게 조용하고 차분한 분위기를 느끼게 됩니다.
일본의 명절은 ‘기억’과 ‘다짐’이라는
두 감정의 결이 확실히 갈립니다.
그 중심엔 오봉오쇼가쓰가 있습니다.
한국에서 추석과 설이 있다면,
일본은 8월 중순의 오봉(お盆),
1월 초의 오쇼가쓰(お正月)가 그 역할을 합니다.
오봉은 돌아가신 조상을 기억하고 맞이하는 시간이고,
오쇼가쓰는 새해의 첫날을 정갈하게 맞는 시간입니다.
두 명절 모두 가족이 중심이 되며,
음식과 인사, 조용한 방문과 전통 행사가 이어지지만,
그 안에 담긴 정서와 감정은 조금 다릅니다.
이 글에서는 일본 사람들의 명절을 바라보는 시선과
그들이 전통을 통해 지켜내려는 마음,
그리고 오봉과 오쇼가쓰가 주는 ‘시간의 의미’
조용히 들여다보려 합니다.

오봉은 기억, 오쇼가쓰는 다짐

오봉(お盆)은 일본의 ‘조령제’와 같은 시기입니다.
매년 8월 13일경부터 16일까지 이어지며,
돌아가신 조상님들이 집으로 돌아오신다고 믿는 기간입니다.
이때 일본인들은 고향을 찾아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묘소를 방문해 청소를 하거나, 향을 피우고 기도를 드립니다.
밤이 되면 봉오도리(盆踊り)라는
전통 무용 행사가 열려 조상의 혼을 기리는 의식이 이뤄집니다.
이 축제는 다소 축제처럼 보일 수 있지만,
그 속엔 조상에 대한 감사와 삶의 유한함을 기억하는 겸허함이 담겨 있습니다.
한편 오쇼가쓰(お正月)는 일본의 새해입니다.
1월 1일부터 3일까지를 중심으로 이어지며,
많은 상점들이 휴업하고, 거리도 한산해집니다.
이 시기에는 가족이 모여 오세치 요리를 나누고,
신사나 절을 방문하는 하쓰모데(初詣)를 통해
새해의 건강과 평안을 기원합니다.
오쇼가쓰에는 가족에게 ‘올해도 잘 부탁드립니다(よろしくお願いします)’라고 인사하고,
아이들은 세뱃돈인 ‘오토시다마(お年玉)’를 받습니다.
특히 일본 특유의 정갈한 분위기 속에서
이 명절은 마치 마음을 다시 세우는 시간처럼 느껴집니다.
결국 오봉은 ‘기억’이고,
오쇼가쓰는 ‘출발’입니다.

명절은 지나가는 시간이 아니라, 머무는 감정입니다

일본의 명절을 지켜보면,
시끌벅적한 흥겨움보다는
조용히 시간을 돌아보는 ‘정적의 감정’이 느껴집니다.
오봉에서 조상의 얼굴을 떠올리며 묵묵히 절하고,
오쇼가쓰에서 새해의 첫 햇살을 바라보며 기도하는 장면 속엔
인생의 흐름을 조용히 받아들이는
일본인들의 감정선이 녹아 있습니다.
명절은 때로 가족이 되고,
그리움이 되고,
다짐이 됩니다.
오봉이 우리에게 가르쳐주는 건,
지나간 시간과 사람을 기억하며 지금을 더 소중히 여기는 마음이고,
오쇼가쓰는 우리가 걸어갈 앞으로의 시간에
작은 의미라도 담아보자는 바람입니다.
계절은 반복되지만,
명절은 늘 다르게 다가옵니다.
그건 우리가 해마다 조금씩 다른 사람이 되어가기 때문입니다.
이 조용한 일본의 명절 문화 속에서,
우리도 기억과 다짐을 함께 안아보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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