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러분은 여행에서 어떤 의미를 찾으시나요?
저는 이번에 아주 특별한 여정을 다녀왔어요.
바로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순례길 중 하나인
**시코쿠 헨로 순례길(四国遍路)**이에요.
시코쿠 헨로는 일본 시코쿠 섬을 한 바퀴 도는
**1,200km에 달하는 불교 순례길**이에요.
고보대사(구카이)가 창시한 88개의 사찰을
한 곳씩 순례하며 걷는 길이랍니다.
순례자의 상징인 흰 옷과 지팡이를 들고
걸음마다 마음을 비우고 채워가는 그런 여정이에요.

이번에는 전 구간은 아니지만,
제가 가장 아름답다고 느낀 구간 몇 곳을 걸어보았어요.
시작은 도쿠시마현의 **료젠지(霊山寺)**에서 시작했어요.
순례길 1번 사찰로, 모든 순례가 이곳에서 출발하죠.
도쿠시마역에서 버스를 타고 이동했답니다.
첫 번째 인연, 료젠지에서 느낀 순례의 의미
료젠지에 도착하니 흰 옷을 입고
순례용 지팡이를 든 분들이 많이 보였어요.
나도 그들과 함께 한 걸음을 시작하게 된다는 생각에
가슴이 벅차올랐답니다.
순례길은 단순히 걷는 여정이 아니에요.
각 사찰마다 참배를 드리고,
순례 노트(납경장)에 스탬프를 받으며
마음을 다듬어 가는 과정이에요.
료젠지에서는 첫 참배를 드리고
순례자의 기본 예절도 익혔어요.
종을 울리고, 향을 피우고, 손을 모아 조용히 기도하는 순간.
그 속에서 이미 여행의 의미가 조금씩 바뀌기 시작했어요.
시코쿠의 아름다운 자연 속을 걷다
순례길의 진짜 매력은 걷는 과정에 있어요.

도쿠시마의 시골길을 따라
푸른 논밭과 맑은 강을 지나
작은 마을로 이어지는 길을 걸었어요.
그 풍경 자체가 힐링이었답니다.
길가에서는 마을 분들이 순례자에게
**'오세타이(お接待)'**라는 작은 선물을 주시기도 해요.
차 한 잔, 사탕, 간단한 간식.
그 따뜻한 마음이 길 위에서 큰 힘이 돼요.
저도 어떤 할머니께서
따끈한 녹차와 떡을 주셔서 감동받았답니다.
그 인연들이 순례길을 더 풍성하게 만들어줘요.
산길 구간도 있었는데요,
푸른 삼나무 숲 속을 걷는 동안
새소리와 바람 소리만이 친구가 되어줬어요.
그 고요한 시간 속에서
복잡했던 마음이 점점 가벼워지는 걸 느꼈어요.
순례 사찰의 특별한 순간들
88개의 사찰 중 제가 다녀온 곳 몇 군데를 소개할게요.
**가쿠라쿠지(楽楽寺, 2번 사찰)**는
작고 아담한 분위기의 사찰이에요.
입구에서 붉은 등롱과 작은 다리가 반겨줬어요.
참배를 올린 후 스탬프를 받는 순간,
조금씩 순례자의 기분에 젖어가는 자신을 발견했어요.
**야쿠오지(薬王寺, 23번 사찰)**는 계단이 정말 많아요.
총 108계단을 올라야 하는데,
이 숫자는 인간의 번뇌(번뇌 108개)를 의미해요.
계단을 오르며 한 걸음씩 번뇌를 덜어낸다는 상징적인 의미가 담겨 있답니다.
저도 힘들게 계단을 오르며
스스로를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졌어요.
그 과정 자체가 아주 특별했답니다.
시코쿠 헨로 순례길에서 얻은 마음의 울림

이번 여정은 비록 짧은 구간이었지만
그 어떤 여행보다 깊은 울림을 남겼어요.
순례길을 걷는 동안에는
평소에는 잘 느끼지 못했던 감정과 마주하게 되거든요.
길에서 만나는 자연,
순례자들과의 인연,
사찰에서 느끼는 고요한 시간.
이 모든 것이 마음을 맑게 만들어줬어요.
걷는다는 단순한 행위가
이렇게 큰 의미를 가질 수 있다는 걸 새삼 깨달았어요.
여러분도 일본에서 조금 특별한 여행을 원하신다면
**시코쿠 헨로 순례길**을 추천드려요.
처음부터 전 구간을 걷지 않아도 좋아요.
마음이 끌리는 구간부터 시작해도 충분히 감동적인 여정이 될 거예요.
언젠가 저도 꼭 전 구간 완주에 도전하고 싶어요.
그만큼 다시 걷고 싶은 아름다운 길이었답니다.
'일본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일본 공항에서 유심칩 구매할 때 꼭 알아야 할 꿀팁 5가지 (0) | 2025.06.08 |
---|---|
불심의 고장 고야산으로 향하는 길 (2) | 2025.06.08 |
일본에서 만나는 이국적인 풍경, 돗토리 사구로 향하다 (2) | 2025.06.07 |
시코쿠의 숨은 보석, 우와지마로 향하다 (2) | 2025.06.07 |
천수각의 아름다움, 히메지성으로 가는 길 (1) | 2025.06.07 |